
이사 날이 내가 임시 숙소에 있는 기간보다 짧아서 연장하려 했으나 이미 뒤에 예약이 있다네.. 그래서 4인 여자 도미토리로 다시 예약해버림. 덕분에 오늘 10시에 체크아웃하고 2시까지 기다렸다가 체크인해야 함. 그래서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씻고 짐 싸고 꾸역꾸역 나와서 체크아웃하고 로비에 내 짐들 거의 널어두다시피했음. 한국이었으면 그냥 이렇게 두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을 텐데 여긴 한국이 아냐.. 내가 여기 벗어나는 순간 이게 모두 내 것이 아니게 될 수도 있어... 진정한 무소유의 삶 가능.
그렇게 발이 묶인 채로 4시간 동안 뭘 할까 생각하다가 밀린 편집이랑 블로그 글 쓰는 게 생각나서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열어 한창 블로그를 쓰고 있는데 앞에 앉은 여자가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묻는 거 아니냐. 한국인이랑 제대로 말해본 게 이게 처음이라 뭔가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인 맞다 함. 플랫이랑 집 찾고 있고 불안해죽겠다는 말을 하는데 나랑 나이도 한 살밖에 차이 안 났음. 아직 10일차밖에 안됐지만 내 며칠 전 고통의 시간을 보는 것 같았다. 지난날의 나의 고통...★
난 내가 알려줄 수 있는 만큼 알고 있는 정보들을 모두 알려줬다. 매일 밤 로비에서 작업할 때마다 보이던 사람이라 잘 됐으면 좋겠어. 그러다 또 다른 한국인이 왔고, 이내 둘은 밥을 먹으러 갔다. 같이 먹자 했지만 짐도 봐야 하고 곧 일도 가야 하는걸. 그렇게 다음 주에 밥 먹자는 얘길 하고 선 우린 각자의 길을 갔다. 또 만났으면 좋겠지만 못 만나도 어쩔 수 없지.
그렇게 2시가 되고 4인실에 짐을 두러 들어갔다. 근데 생각보다 넓었고 침대 분리가 잘 되어있더라. 심지어 캐비닛도 2인실보다 큼. 물론 화장실이 2인실 쪽보단 별로지만 뭐 다 장단점이 있는 거니까. 그렇게 짐만 탁탁 넣어두고 예약해둔 독감주사 맞으러 감. 독감 걸려서 고통받던 몇몇을 이미 봤기 때문에 외국에서 아프면 개고생이라는 생각으로 일가기 전에 독감주사 예약함. 워홀러도 무료로 해준다니까 당연히 맞아야지.






예약은 3시 10분에 했는데 도착은 2시 40분쯤에 함. 가서 좀 일찍 왔다고 했더니 괜찮다며 바로 백신 놔줌. 그렇게 나는 또 일하러 갔다. 그나저나 백신 맞았는데 일해도 괜찮으려나.
역시나 오늘도 말하는 감자였음. 아직도 트레이닝 기간이라는 거 온몸으로 티 내고 다님. 아주 실수 연발이다. 하지만 실수한 버거도 싸주는 서윗한 사람들. 말하는 감자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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