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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AUSTRALIA_MELBOURNE 🇦🇺

🇦🇺 D+5 드디어 RSA 따러

by 이 장르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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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구했다는 기쁨도 잠시, 하루하루 다가오는 백 패커스 체크아웃 날이 내 머릿속에서 벗어나질 않았다. 하지만 일단 지금은 RSA를 먼저 따야 하니 일어나 오늘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선 RSA 코스를 들으러 학원에 왔다.

RSA 학원 촵촵 ​  
 
 

호주는 뭘 할라치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술을 파는 곳엔 RSA 자격증이 필수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맥주+a를 팔고 있으니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다면 일단 따도는 걸 추천한다. 코로나 이후로 비대면 코스가 많아져서 대면 코스가 일주일에 한 번만 열리는 걸 모르고 호주 와서 예약을 했는데, 일 빨리 구하고 싶다면 출국하기 전에 미리미리 예약해 두는 걸 추천한다.

온라인으로 하면 한국에서도 또 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발급받는 데 2~3주 걸린다더라. 반면 오프라인은 3일 정도 내로 다 나옴(그마저도 당일로 나오는 곳들이 대부분). 영어에 자신 있다는 사람 아니면 오프라인으로 듣는 걸 추천함.

사실 이건 돈만 주면 다 따는 자격증으로 유명한데, 문제는 6시간 동안 강의 들으며 문제 풀고 롤플레잉까지 하는 거라 생각보다 기가 많이 빨린다. 그래서 나중에 되면 집중력 확 떨어짐. 6시간 동안 찬찬히 답을 잘 알려주지만 그게 6시간 동안 집중해서 답을 들어야 다 맞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음.

RSA는 문항 모두 정답을 찍어야 통과하는데 아무리 쉬운 문제라지만 영어로 된 수업을 6시간 동안 집중하려니 죽을 맛이었다. 이게 3번째까지 시도할 수 있게 해주는데 첫 시도는 거하게 말아먹고 두 번째 시도 때는 옆에 계신 분한테 양해 구하고 정답 다 베낌. 근데도 왜 때문에 틀린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쨌든 두 번째 시도도 말아먹음. 한 번밖에 안 남은 시도에 이것마저 말아먹으면 돈 더 내고 다시 와서 다시 들어야 된다. 남들은 훅훅 따내는 자격증도 이게 웬 말이야 진짜.

빠가사리 인증
 
 
결국 선생님의 도움으로 세 번째 시도에 겨우 통과함. 진심으로 우러나온 땡큐소머치에 선생님 쿨하게 웃어주심. 이건 당연히 따고 올 거라 생각하며 내일 첫 근무 때 RSA 자격증 가져오라 했는데 알고 보니 이런 빠가사리였다는걸 들키고 싶진 않음. 진짜 두 번째 말아먹었을 때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고.

쨌든 기분 좋게 나와서 멜버른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다시 플랫메이트를 켰다. 이제 일은 진짜 해결됐으니 플랫 찾아야 하는데 진짜 어디로 가야 하는 거냐. 5일 후면 체크아웃해야 하는데 또다시 불안해졌다. 사람들은 호주에 오면 살 엄청 찔 거라 그랬는데 난 오히려 지금까지 계속 살 빠지는 중. 입맛도 없어서 거의 하루에 한 끼 먹다시피 하고 혼자 다니는 날엔 대부분 숙소에서 2.5불짜리 벌크 빵 몇 개 구워서 우유랑 먹으니 살이 빠질 수밖에.

멜버른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셰어하우스 많았다던데 지금은 예전 가격에서 최소 50~100불은 올랐다고들 한다. 물론 월세 아니고 주세. 나 진짜 이거 괜찮을까 싶기도 하고. 예산을 주당 170~190불로 잡았다가 250까지 올렸다. 시티 쪽 대부분은 300 이상이라 250 정도만 잡아도 괜찮게 잡은 정도니 말 다 했지 뭐.

솔직히 플랫메이트 결제 안 하려고 아등바등 찾아본 건데 이제 일도 구했겠다, 고정적인 수입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으니 플랫 메이트 플랜을 결제해서라도 찾아보기로 했다. 이거 결제하면 내가 앱에서 메시지 보내도 상대방한테 잘 뜨고 심지어 이 사람 번호도 볼 수 있음. 그래서 직접 연락할 수 있음. 진짜 지독한 자본주의 아니냐.

쨌든 이거 결제하고 나서 뽕 뽑겠다는 의지로 미친 듯이 찾아보고 예산에 맞다 싶으면 일단 메시지랑 문자 둘 다 보내뒀다. 얼마나 많이 보냈는지 나중엔 답장이 왔는데도 누구한테 온 건지 모를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 뭐. 그렇게 인스펙션이 두 개 잡혔고 한 곳은 칼턴, 한 곳은 시티 중심부라 내일 인스펙션에 끝을 볼 생각이었다. 솔직히 시티 중심부에 있는 숙소가 컨디션, 위치, 가격적인 면에서 모두 다 맘에 들었음. 이건 그냥 내 거다.

세 번째 만에 RSA 통과했다는 얘길 친구한테 했더니 단번에 빠가사리 등극. 근데 그 빠가사리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날 RSA 메일 못 받음. 전화해 보니까 이미 학원물 닫을 시간인가 보오. 내일 찾아간다 학원. 전화로 영어 하는 게 힘들기도 하고 직접 가서 물어봐야 그날 해결될 것 같음. 흡.. 이렇게 멜버른 빠가사리 확정인가.

돌아다니던 중에 ZARA 들어가서 산 한국인 국민 가방
 

 

그리고 요즘 운동 따로 못하니 매일 2만 보씩 걸으려 하고 있음. 덕분에 온 지 5일짼데 CBD 꽤나 빠삭하게 꿰뚫고 있는 난 멜버른 타고난 체질인 건가. 쨌든 내일 아침 일찍 나와서 인스펙션 전에 여기 가보는 걸로. 그리고 내일 첫 시프트다 기대 반 걱정 반. 잘 해낼 수 있길.

숙소 앞 풍경 너무 이쁨
하늘색 진짜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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