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4시 출근이라 게으름이란 게으름은 다 피우다가 결국 침대에서 나옴. 다들 하나둘 일 간다고 인사하고 나가고 크리스티도 일가기 전에 밥 먹으려 하길래 일단 씻기나 해야겠다 싶어 화장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근데 크리스티가 갑자기 너 씻을 거냐면서 날 불러 세움. 알고 보니까 나 줄 거라고 자기가 일하는 한식당에서 김치찌개 싸온거ㅠㅠㅠㅠㅠ 그거 나랑 같이 먹겠다고 아침부터 밥하고 김치찌개 데우고 있었음ㅠㅠㅠㅠ 뭐야 나 너무 갬덩이자나...ㅠㅠㅠ 내 거라고 이미 밥이랑 찌개랑 다 떠두고 수저도 세팅해둠ㅠㅠㅠ
진짜 여기 와서 첫 한식이다 이게. 한국에서 한국 음식이 얼마 하는지 아니까 그 가격보다 2.5배 정도 비싼 돈 주곤 선뜻 못 사 먹겠기에 그냥 한식 안 먹고 있었는데 한식이라니ㅠㅠㅠ 김치찌개는 맛있었다. 당연히 한국에서 먹던 맛이랑은 달랐지. 근데 그게 당연한 이유가 주 식재료 자체가 다르고 식재료가 만들어지는 환경 자체가 다르니. 진짜 밥공기에 밥 한 톨까지 싹싹긁어먹음ㅋㅋㅋㅋ 누가 보면 굶은 줄 알겠다.... ㅋㅋㅋㅋㅋ


쨌든 그렇게 맘이 훈훈해진 채로 출근하기 전 어제 30분 만에 나왔던 빅토리아 라이브러리에 감. 거기서 편집 좀 하다가 출근하기 위해 도서관 앞 트램 정류장에서 트램 타고 일감.
일 도착했는데 오늘은 시프트 잘 겹치지 않는 세바스찬이랑 톰이랑 같이 일하는 날임. 세바스찬이야 옆 가게 매니저니까(사장 소유의 가게가 근처에 하나 더 있음) 그나마 그러려니 하지만 톰은 진짜 어색한데.. 발랄한 제레미와 다르게 표정이 하나밖에 없어서 좀 많이 어색함... ㅋㅋㅋ 심지어 오늘 안 바빠서 더 어색해죽는줄...ㅋㅋㅋㅋ
쨌든 그렇게 있는데 저녁시간 되니까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좀 일하다 보니 바텐더 쪽으로 갈 일 없어서 오히려 좀 괜찮았음. 그러다가 핸들링하려고 물켰는데 그 물이 나이프 하나에 냅다 튕겨서 바닥으로 내려감ㅋㅋㅋㅋㅋ 거의 분수쇼....ㅋㅋㅋㅋ 뒤에서 서있던 톰이 봤는지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웃겼다면 됐다.... ★ 진짜 나도 어이없어서 헛웃음만 허허거리고 있는 거 보곤 톰이 와서 바닥에 퍼진 물 닦아주려고 페이퍼타월 한 움큼 가져와서 닦아줌....ㅋㅋㅋㅋㅋㅋ 미안하다고 그랬더니 웃긴 거 봐서 괜찮단다...ㅋㅋㅋ큐ㅠㅠㅠㅠ 후.... 한 번 닦아놓고 선 거기서 미끌거리는 시늉하면서 놀림....ㅋㅋㅋㅋㅋㅋ 그래... 니가 행복하다면 됐다... ★
아 얘 다음 주에 스틸 우지 콘서트 간 다는데 왜 난 스틸 우지가 멜버른에 오는 거 모르고 있었지...? 스틸 우지 노래들 너무 좋아해서 플레이리스트까지 만들어서까지 올렸는데. 비록 유튜브가 블락해버렸지만... ᄏᄏᄏᄏ 와 진짜 제일 부럽다 흡... 스틸 우지 콘서트 간다고 기뻤는지 나 퇴근할 때쯤부터 매장 노래를 전부 스틸우지노래로 바꿔버린 톰ㅋㅋㅋㅋㅋ졸귀탱이네ㅋㅋㅋㅋ 그래도 오늘은 저 분수쇼 빼곤 소소하게 말하는 감자였음.

퇴근길에 트램이 갑자기 멈추더니 사람들 싹 다 내림. 이상해서 나도 일단 내려봄. 알고 보니 앞에서 사고가 났나 봄. 길에서 사람 누워있고 구급 대원들이 심폐소생술 하더라... 여기서 내린 김에 아시안 마트 들렀다 가려고 찾아봤더니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더라. 여기 와서 한국 음식 먹을 생각이 없었지만 다다음 주 월요일에 하우스메이트들이 각 나라 음식 만들어 먹으면서 환영파티하자 해서 난 한식을 만들게 됨.
빨간 떡볶이, 불고기 다 좋지만 난 기름떡볶이를 하기로 함. 물론 얘네가 맛없다 할 걸 대비해서 빨간 떡볶이도 하긴 할 거임. 쉬운 건 기름떡볶이가 쉽긴 하지만 외국에서 먹는 한식 중엔 기름떡볶이를 찾아볼 수 없으니까 겸사겸사. 그래서 참기름이랑 간장이랑 고춧가루 사 옴. 다른 재료들은 울월스에서 살 수 있으니. 근데 보다시피 참기름 아닌 들기름을 사 와버렸지 뭐요.. 이젠 한국어도 못 읽는 건가 싶음..... ㅋㅋㅋㅋㅋ 0개국어 당첨.. ㅋㅋㅋ 그냥 들기름으로 먹어 얘들아....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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